신년맞이 지름신 영접

2010. 1. 15. 01:00daily

요즘에는 이상하게 돈을 안 쓴다. 아끼고 아껴서 올해는 반드시 천만원 저축을 할거야~ 라는 식의 다짐이 아니라 그저 지금 쓰고 있는 카메라 장비며 기타 등등에 크게 불만이 없고, 있는거나 잘 쓰자는 주의라서 최근에는 거의 지른게 없다. 그러다보니  정말 필요한 것도 나중에 사지, 나중에 사지 하면서 뒤로 미루고 그냥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쓴다. 컴퓨터를 업으로하는 사람들은 보통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한데 나는 왜 레이트 어답터마저도 안될 정도로 보수적인지 참 특이하다.

암튼 2010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필요한 물품들을 싹 질러버렸다. 가격비교해서 싼데서 사는것도 갑자기 마구마구 귀찮아져서 그냥 인터넷 쓱 검색해서 지마켓과 옥션에서 대충 팍팍 사고, 어떤 물건은 배송 기다리기 귀찮아서 걍 용산에 차몰고 가서 사왔다.


1. 안스만 BP-511 호환배터리

2007년 3월에 5D를 샀으니 이제 만으로 3년이 다 되어가네. 그동안 호환배터리를 두개 샀었는데 한 놈은 중국산 듣보잡으로 샀더니 사고 두어달 후에 사망하는 바람에 그나마 좀 인지도 있는 AP 고급호환배터리를 사서, 현재 처음 살때 받은 순정배터리와  AP 배터리 두개를 사용했다.

그르나 역시 나이가 있어서인지 우리나라나이로는 4살이 되신 순정배터리 수명이 간당간당한다. 배터리 표시등이 깜빡거리고 픽픽 꺼져서 충전해보면 충전도 잘 안되고 완충됐다고 기껏 쓰면 50컷에서 100컷 찍으면 또 배터리 게이지가 줄어드는 증상. 갈때가 된거다. 이 증상도 한 6개월 되었는데 그동안 불성실한 사진생활로 인하여 아주 가끔 한꺼번에 많은 사진을 찍을 때에는 두개를 실시간충전하면서 쓰고 나머지 때는 걍 버텼다.

암튼 그래서 추가로 구입. 호환배터리중에서는 가장 인지도 있는 안스만. 독일제다. ㅋㅋㅋ 암튼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 어디 기대해보겠어요


2. 아이락스  RF-6570 무선마우스,키보드 세트

그동안 몇번 방을 옮기면서 컴퓨터를 옮길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데스크탑의 수많은 선때문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하나라도 선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무선마우스,키보드를 도입했다. 아울러 이번에 추진하는 "방바닥에 누워서 영화보기" 프로젝트에도 무선키보드의 사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음하하.

보통 무선키보드에는 이런저런 추가버튼들이 많이 붙어있는데, 원래 쓰던 만원짜리 삼성 이름없는 키보드의 클래식한 키배치가 좋아서, 다른 아무 기능도 없고 기본적인 기능만 있는 키보드로 구입했다. 리시버도 나노리시버라 맘에 드는구만.

사용한지 일주일 정도 되었는데 가끔 키보드를 사용하다 중복입력이 되는 증상이 있다.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무선공유기를 사용하면 전파의 간섭현상으로 가끔 그런다고 하는데, 요즘 도심에 무선인터넷 전파가 없는 곳이 얼마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렇다면 서울시내에서는 이 키보드는 늘 간섭현상이 나온다는 말인가? 웃기는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며칠은 간섭현상이 좀 심했는데 그때는 컴퓨터상태가 메롱이라 그것때문에 더 심했던것같고, 윈도우를 싹 뒤집은 이후로는 간섭현상이 거의 사라져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암튼 깔끔한 디자인과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은 맘에 듦. 앞으로 지켜보겠어요.


3. 웨스턴디지털 SATAII HDD 1T 32M (WD10EADS)

지금 사용하는 하드는 320G, 160G 두개. 이 두개의 하드가 꽉 찬지 한참 되었다. 게다가 요즘은 예전에 아주 즐겁게 보았던 드라마를 1080P나 720P화질로 소장해놓는 버릇이 생겼는데 하드가 소화가 불가능. 학교에서 받은 160G 외장하드에 옮겨보았지만 그마저도 소화불가능. 그래서 최근 3-4달정도는 늘 기존의 자료를 지우고 새로운 자료를 받는 짓을 계속했다. 거기다 XP를 계속 사용했는데 슬슬 맛이 가서 새로 포맷할 때가 됐는데 꿋꿋이 버텼다.

그래서 결국 질렀다. 데스게이트는 제외하고, 삼성도 별로고, 웬디로 골랐다. 블랙과 그린중에 고민했는데 이번에 살 1테라 하드는 순수하게 자료만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할거라 그린으로 선택. 시스템하드가 빨라야 하긴 하지만 그건 다음 업그레이드로 미루다.

하드를 추가하면서 예전 케이스를 대충 샀던 것에 대한 후회를 했다. 지금 쓰는건 GMC 토스트 화이트인데 이놈은 하드를 2개밖에 달 수 없다. 어쩔 수 없니 새로 산 하드는 컴퓨터 케이스 안에 안 쓰는 마우스패드 쪼가리를 하나 오려서 받침으로 사용하고 올려놓았다. 새 하드인데 이런 취급을 해서 미안.~


4. 윈도우 7 얼티메이트 KN x86

아. 이건 지른건 아니구나. 미안~ㅋㅋ

난 컴퓨터에 관련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XP를 쓸때도 테마는 클랙식으로, 배경화면도 안 쓰고 파란 화면 그대로. 각종 편리기능은 모두 끄고 성능위주 깔끔한 스타일로 한다. 근데 요즘엔 이게 좀 지겨워져서 하드를 바꾸며 OS를 다시 설치하면서 윈도우7로 갈아타기로 했다.

기왕하는 김에 완전 최신으로 가고 싶어서 윈도우7 얼티메이드 KN 64비트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이노무 컴퓨터가 미쳤는지 설치하고 재부팅 한번 하고 나서 아이디,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창이 나오는 타이밍이 하얀 화면이 나오고 멈춰버린다. 여기저기 검색해봐도 답이 안 나오네. 가지고 있는 윈도우7중 얼티메이트말고 다른 에디션으로 설치해도 똑같은 증상.

그렇게 4-5번 설치를 하다 혹시나 해서 32비트로 설치하니 어라 되네. 내 하드웨어중에 64비트를 지원하지 않는게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CPU나 보드나 다 64비트 지원하는 놈인데 왜이러나 싶다가 이게 내 운명이겠거니~라 생각하고 정착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모든 최적화가 귀찮아서 그동안 용량부족으로 3개의 폴더에 나눠 저장되어 있던 사진들을 모두 모으고, 지금 사용할 프로그램 4-5개만 설치하고 냅둔다. 귀찮아 귀찮아 ㅋㅋ

암튼 지금은 프로그램도 후딱후딱 뜨고 이런저런 그래픽 효과나 새로 추가된 기능들이 맘에 들어서 그냥 순정상태로 사용하고 있는 중. 기술의 발전은 좋은 거시여~


5. 퍼스트 FS-H240LED

원래 사용하던 모니터는 LG 1740P였다. 당시에 가장 무난하던 17인치 TN패널 모니터. 그냥저냥 잘 쓰고 있었는데 어느날 패널에 불량화소가 대박으로 났다. 가로로 6cm정도가 검게 변해버렸다. 아는 엘지전자 모니터 AS기사에게 물어보니 패널고장일거고, 무상AS기간이 지났으니 버리는게 상책이라는 결론. 그러나 나는 또 버텼다. 3달정도 이렇게 사용했다. 까짓거 그 부분만 안 보면 되는거지 뭐 어때 라는 무식한 사고방식.

그러다 신년을 맞이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해버리자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개선을 취했다! 사실 이런 진취적인 목표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방바닥에 누워서 영화보기" 프로젝트때문이 더 컸다. TN패널이다 보니 방바닥에 누워서 영화를 보려면 이 망할놈의 시야각때문에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 사진 편집할때도 시야각때문에 색감이 엉망이고. 그래서 새 모니터는 IPS패널로 하기로 결정.

대충 검색해보니 24인치 16:10비율이 나한테 딱 맞을 듯. 난 어짜피 게임도 안하니깐. 예전같았으면 모니터 리뷰같은 것도 많이 보고 할텐데 아 느무느무 귀찮다. 걍 판매순위 1위인 제품으로 고른다. 퍼스트 FS-H240LED. 중소기업제품이고 OSD 터치에 문제가 많다는 리뷰는 있으나 이 가격에 LED백라이트에 화질은 일단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라 걍 지른다. 다양한 입력단자가 있고 컴포넌트가 있어서 거실에서 연결도 안 해놓고 묵히고 있는 플스를 연결할 수도 있다는 좋은 저

배송을 기다리기 귀찮아서 용산 가서 매장에서 불량화소테스트, OSD 테스트를 다 하고 가져왔다. 무결점 제품은 아니라 우측하단에 불량화소 하나 있다고 하는데 그정도면 양호해 걍 가져왔다.

컴퓨터에 연결된 케이블의 수를 하나라도 줄이려고 모니터에 내장된 스피커를 HDMI로 사용할까 했는데 소리가 영 별로고, 설정이 이상한건지 잡음이 엄청 커지며 주파수가 변조된 소리가 난다. 고치기도 귀찮고 걍 냅둔다. 안 쓰면 그만~

모니터 화질은 듣던대로 좋다. 특히 기존에 다운받았던 720P, 1080P파일을 재생하니 감동의 눈물이 주륵.ㅠㅠ 쵝오! -_-=b 광시야각도 맘에 들고 OSD 터치가 좀 버벅거리긴 하지만 한번 설정해놓으면 그 이후 바꿀 일이 별로 없어서 걍 패스~




위 모든 지름을 종합한 사진. 이 사진을 본 소감은 "아 책상정리를 해야겠다. 증말"




6. 그리고 나의 마지막 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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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건을 나름 신중하게 사고, 일단 샀으면 뽕을 뽑을때까지 참 잘 쓴다. 소장하기보다는 안 쓰는 물건은 바로바로 팔아버린다. 이 법칙에 유일하게 위배되는 물건은 바로 나의 기타. CORT EARTH 100. 미안하구나. 너를 사고 나서 한 세번정도 연습한 후에 고이고이 케이스에 넣어 서늘하고 볓이 안 드는 장롱위에 모셔놓았지.

나의 부진한 음악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줄 마지막 지름은 바로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