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2010. 6. 26. 21:58daily

2010, 양평



최근 가벼운 슬럼프에 빠졌었다. 학교에서는 별 변화없이 일상이 진행되고, 퇴근후 집에 와 일명 방과후 시간을 보내는데 딱히 할게 없드라. 최근 열심히 했던 삼국지 조조전은 이미 엔딩을 3번이나 보고 4번째 하다보니 슬슬 질려가고 있고, 올해초 한참 노력을 기울였던 기타도 요즘에는 좀 시들시들. 매우 편협한 인간관계덕분에 최근에는 만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여친님께서도 내가 한가할때는 꼭 바빠서 잘 안 만나고

암튼 이렇게 시간은 많은데 할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생각나지 않고, 그저 평일저녁에는 컴퓨터앞에 앉아 야구중계나 보며 꾸벅꾸벅 저녁잠을 자다, 밤에는 딱히 잠도 안오고 케이블 티비 재방송이나 시청하며, 아 재미없고 지루하다~ 고만 생각하는 시간을 반복반복했다.


반전의 계기는 역시 학교. 1학기동안 미뤄놨던 1학기치 수행평가 채점을 3일동안 몰아서 하고 학기말에 해야할 특기사항 입력등의 모든 업무를 싹 다 해치워버렸다. 다른 선생님들은 기말고사 시험문제 출제, 주관식 채점, 성적확인, 담임은 출결업무등 할일이 많은데 나야 상관이 없으니 방학을 3주 앞둔 지금 1학기를 다 끝내버렸다. 아 개운해~

그리고 나서 방학계획 시작. 올해는 우리나라를 떠보자~ 싶어 저렴하게 맥주 먹고 즐길 수 있는 해외여행을 계획해본다. 원래는 태국을 가고 싶었지만, 그노무 나라는 아직도 정세가 안정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 근처 베트남을 한번 더 다녀오기로 한다. 호치민은 지난번에 가봤으니 이번에는 하노이와 하롱베이로 짧게 3박4일 여행을 계획하고, 저렴한 항공권을 예약해놓고. 여권 만료기한이 3달밖에 남지 않은걸 확인하고 다음주 여권사진 촬영 및 여권갱신신청을 계획해놓는다.


이렇게 두가지 정도의 바쁜 일을 처리하고 나니 문득 내가 무척이나 행복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많고 할일은 없어서 혼자 짜증내던 기억을 살짝 비틀어보니 결국 난 하고 싶은게 있으면 그걸 할 수 있는 조건은 다 갖추고 있다는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하고 싶은게 다시 하나 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내 인생은 딱 Simple Life. 이거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