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추억여행

2010. 10. 28. 23:19daily

2010, 항동



지금 내 홈페이지의 역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만든 홈페이지는 학교 수업에 과제로 제출한 드림시어터 팬페이지였고, 숙제의 유효기간이 만료한 후에는 내 개인 홈페이지로 주제를 바꿨다. 처음에는 단독도메인 없이 http://sephi.x-y.net 이라는 호스팅업체의 서브도메인을 쓰다 http://mysephi.net 라는 단독도메인을 구입했다. 그리고 몇년후에 누군가가 쓰지도 않으면서 선점해놓았던 http://sephi.net 이라는 지금 사용하는 도메인을 얻어 그 이후로 한 6년째 이 도메인을 사용중이다.

처음에는 이지보드, 퓨리bbs 라는 cgi를 썼다. 그후 php로 옮겨타서 제로보드를 사용했고 그렇게 홈페이지 형식으로 한참동안 운영을 하다 최근에는 카페24에서 운영중인 sephi.net은 자료는 그대로 두고 도메인만 티스토리로 포워딩해서 현재 이곳에서 운영중이다. 예전 제로보드 게시판중 가장 메인으로 쓰이던 공지, 일기, 방명록 요 세개의 게시판만 제로보드에서 티스토리로 변환해서 가져왔고 나머지 게시판들은 그대로 예전 제로보드에 남아있다.

오늘 어찌어찌 하다 오랫만에 제로보드에 남아있는 글을 읽어봤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게시판은 무려 이 홈페이지가 처음 만들어질때부터 있었다. 게시판의 첫 글은 무려 2000년 2월 12일에 쓰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말 풋풋하다. 캬캬캬


방명록에는 글이 1200개가 넘게 있네. 2007년까지 사용하던 게시판이니 7년여동안 1200개의 글이면 그리 많은것도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이 게시판의 글을 처음부터 하나씩하나씩 정주행하면서 보고 있었다.

지금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들. 오글거리는 글 퍼오기. 터무니없는 푸념하기. 지나친 감상에 빠진 멜랑꼴리한 분위기. 세상에 나혼자밖에 없다는 듯한 독백. 인생이란 다 이런것인가 라 외치는 한숨들. 어쩜 10년전에 쓴 글의 주제가 지금 쓰는 주제랑 이렇게 별반 다르지 않은지. 정말 나란 사람은 일관성 하나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매우 뭉클했다.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내 옆을 지키고 있는 많은 사람들. 그동안 소원했었던 친구놈들. 불현듯 누군가랑 수다를 떨고 싶어서 네이트온을 켰더니 온라인인 놈은  딱 한명-_- 이 감흥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어 두놈에게 다음주에 보자는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쌓여가고 있었구나. 반갑다. 시간아.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