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한가운데

2010. 11. 10. 00:36daily

2010, 역곡



라디오에서 들었다. 겨울에나 등장하던 3한4온이 요즘에는 가을에 왔다고. 정말 그런것같다. 3일정도 한겨울날씨처럼 춥다가 다시 가을날씨로 돌아오는 반복. 그렇게 반복되면서 서서히 겨울이 오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가을이 지나고 가을의 상징인 낙엽도 슬슬 떨어지고 있다. 매년 똑같은 모양의 단풍이지만 그래도 또 매년 볼때마다 무척 반갑고 또 기록에 남기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고 싶게 만든다. 그러나 요즘들어 몸뚱아리가 허약해져서 카메라를 잘 안 가지고 갈때가 많아 사진을 못 찍었다.

요즘 목동은 단풍이 제철이다. 목동이라는 동네가 예전에 한꺼번에 조성된 신도시 성격의 도시인데, 조성된지 한참이나 되었기에 가로수들의 나이도 대부분 다 비슷하고 오래되었다. 동네 곳곳에 오래된 풍성한 가로수들이 참 보기 좋고, 다같이 노랗게 빨갛게 물든 풍경을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오후에 햇빛은 정말 좋다. 퇴근시간에 서쪽에서 뉘엇뉘엇 비추는 햇빛을 보면 가끔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오늘 연수가 있어서 1시에 학교를 나서서 사당으로 향했다. 주말에 양평 용문사와 홍릉 수목원을 다녀왔는데 이틀 모두 안개와 함께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맑고 파란 하늘이 어찌나 반갑던지. 그러나 가방에 카메라가 없었다. 그래서 연수를 자체적으로 일찍 종료하고 얼렁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서 다시 부지런히 렌즈를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겨울이 와서 그런지 해가 무척 짧아져서 집을 나선 시간이 5시가 다 되었다. 해는 구름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고 이래서야 오늘 사진을 건지나 싶은 맘에 가뜩이나 쌀쌀한 바람이 더 춥게 느껴졌다.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순간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친다. 해가 질때의 따스하고 노란 햇빛. 거기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참 좋아보였다. 위 사진은 똑같은 구도로 노출만 다르게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마지막에 고른건 노출과다인 위 사진. 내가 사진을 찍을때 느꼈던 온 몸으로 햇빛을 다 받는 느낌이 이 사진에 잘 보이는 느낌. 

다들 따뜻하게 가을들 보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