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갑자기, 소소하게, 생뚱맞게

2013. 10. 25. 14:22daily


2013, 목동




불현듯 갑자기 잠들어 있던 내 블로그를 깨우기로 했다. 그동안 스쳐지나갔던 많은 순간이나 생각들을 그렇게 흘려버리고 나니 남아있는건 아무 의미없는 늘어나는 숫자들뿐이라, 이제부터라도 다시 기록해보기로 했다. 

(정말 오랫만에 로그인했나보다. 로그인하자 마자 반기는건 휴면 계정 알림 메시지 헉)


소소하게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놓고 싶은 마음. 내가 사진을 계속 찍은 이유일거다. 또한 소소하게 지나가는 일상을 사진이나 글로 남겨놓는 것은 뼈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내 기록에 대한 욕망때문일거다. 그동안 욕망은 있었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었다. 마음속에만 차곡차곡 쌓여가고 배출되지 않는 마음의 변비? 


교사 생활을 한지 8년째.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수업의 내용도 8년의 시간만큼 많이 바뀌었다. 그저 내가 좋아서 시작했던 사진이라는 취미가 이제는 정규 수업이 되어 내 밥줄이 되어버렸고, 1998년 심심해서 혼자 시작해봤던 플래시는 내가 가르치는 과목중에서 가장 아끼는 과목이 되어버렸다. 예전에는 취미삼아 했던 일들이 이제는 업무가 되어버렸네. 다행인건 아직 내가 이 일이 참 즐겁다는거. 계속해서 즐겁기 위해서 다시 기록하는 일상을 시작해본다.


예전에 1년 가까이 매일 하루도 빼먹지 않고 홈페이지에 글을 쓴적이 있다. 그때는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백수로 지내던 시기라 백수일기라고 부르곤 했었다. 딱히 변하지 않는 일상이었는데 그래도 뭐 그리 끄적거릴 거리가 많았는지.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열심히 해볼란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