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과 2019년

2019. 6. 21. 14:19daily

2019, 개봉

오랫만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요즘 내 창작욕을 자극시켜 인스타에 #오늘의사진 을 계속 올리게 만드는 사서 선생님과의 대화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도 홈페이지-블로그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고 생각난 김에 오랫만에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

 

학교에서 근무한 이후로는 업데이트가 뜸해졌지만 한때 매일 하나씩 글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2004년은 내 병역특례 3년차 시기인데 군대로 치면 말년이라 일은 줄고 시간은 많아서 매일매일 꼬박꼬박 일기처럼 글을 적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이랑 크게 달라지지 않은것같다. 여전히 사진을 찍고,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여전히 한량처럼 지내고 있으니.

 


 

그래도 그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것도 많겠지. 그 사이에 수많은 새로운 카메라와 새로운 자전거를 바꿨고 결혼도 했고 아이도 두명이나 태어났고 등등등.

 

그중 가장 달라진건 취미 생활의 양대산맥인 사진과 자전거의 비율이 2004년에는 9:1이었는데 2019년에는 3:7정도로 자전거라 높아졌다는것.

 

본격적으로 흔히들 쫄쫄이 라 부르는 빕과 져지를 입고, 또각거리는 클릿슈즈를 신고, 남들이 들으면 이해가 안 가는 가격의 속도계를 사고, 남들이 들으면 이해가 안 가는 가격의 페달과 자전거 바퀴를 사서 한달 자동차 주행거리랑 비슷한 거리를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

 

최근에 가장 심취해 있는건 즈위프트라는 게임인데 실내에서 자전거를 컴퓨터와 연결해 내가 자전거를 타면 가상의 공간에서 내 캐릭터가 자전거를 탄다.

 

이것도 일종의 게임이라 특정한 미션을 달성하면 보상으로 뱃지를 주는게 뱃지를 받는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지만 의미없는 집착이 생겨서 최근에 아주 열심히 탔다.

 

은근한 미국식 유머코드인데 14일 연속으로 즈위프트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 주는 뱃지의 이름은 "UNEMPLOYED" 이다. 한글판에서는 "실업자" 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백수" 라고 번역하면 더 좋을것같다. 직업이 없는 사람이나 14일 연속으로 자전거를 탄다는 의미.

 

아무튼 이 뱃지를 얻기 위해 나는 야외에서 80km 라이딩을 하고 와서도 집에 오면 씻지 않고 바로 즈위프트를 켜서 30분 더 자전거를 탔고, 학교에서 2시간동안 배드민턴을 치고 자전거로 퇴근한 날에도 바로 자전거를 로라에 걸고 30분동안 즈위프트를 탔다. 

 

드디어 어제 뱃지를 받았고!!!!

이제 당분간 엉덩이를 쉬어야겠다. 수고했다 나의 엉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