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가을

2019. 10. 31. 11:09daily

2019, 반포

 

#자출

 

2019년은 지금까지 어느 해보다도 자전거를 많이 타는 해다.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월천을 올해는 6월부터 계속 하고 있다. 연마일리지 10000km는 여유있게 넘길 수 있을 듯.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이용한 최단거리로 자출하면 편도 14km인데 조금 돌아가는 25km코스를 애용하면서 하루에 자출만 해도 50km를 탈 수 있다. 한달에 빕을 입고 정식으로 타는 라이딩은 한 두번에 불과한데도 월천을 달성하는 비결.

 

비오는 날을 제외하면 자출을 빼먹지 않는다. 체력 증진이라는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 실제로 자출이 가장 쾌적하고 편리한 출근수단이기때문에. 차로 출근하면 운전하는 아침에 엄청 졸리고 출근해서도 컨디션이 별로다. 길이 막히는 상황에 따라 도착시간도 달라지는데 비오는 월요일의 경우에는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그에 비해 자출은 시간이 정확하고 내 의지에 의해서 시간 조절이 가능하다.  최단거리로 달리면 35분. 25km 풀코스로 달리면 1시간. 돌발변수가 없기에 내가 예상했던 시간에 정확히 도착한다.

 

 

#자전거 다이어트

 

월천을 5개월째 하다보니 그어떤 식단조절이나 운동 없이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고 있다. 가장 무겁던 시절에 비해 (즉 월천을 시작하기 전인 5월) 5kg정도 살이 빠졌다. 사람들이 얼굴을 보고 살이 빠진걸 알아볼 정도이니 다이어트 효과는 확실하지. 

 

물론 요즘은 몸이 적응해서 더이상 살이 안 빠지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효과는 확실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자전거다이어트를 적극 강추하는 편이다.

 

 

#칭찬

 

어제 퇴근길에 자전거도로에서 앞에 전동스쿠터가 달리는데 속도도 얼마 안 나는데 소리만 엄청 시끄럽고 거슬려서 추월하며 그 속도로 주욱 달려봤다. 

 

자전거도로를 빠져나와 잠깐 멈춰있는데 뒤에 초등4,5학년 정도로 보이는 두 아이가 오더니 나한테 뭐라고 한다. 헤드셋으로 라디오를 듣고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려서 되물어보니 나한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아저씨 자전거 완전 잘 타요. 짱 빨라!"

 

칭찬을 받긴 했는데 뭔가 손발이 오그라들고 부끄러운 느낌. "어 그래" 라고 한마디 하고 얼렁 자리를 피했다. 

 

아닌데. 내 자출의 컨셉은 땀안나게 타기 샤방하게 타기인데 아닌데. 

 

 

 

#가을

 

또 한가지 요즘 자전거 마일리지를 잘 쌓게 해주는 비결은 반포 르꼬끄 바운더리에서 진행중인 스탬프 이벤트. 매일 반포 르꼬끄 바운더리 매장을 방문하면 스탬프 3개를 찍어주는데 이걸 50개 모으면 사은품을 준다. 1차로 브롬톤 캐링백을 줬는데 이거 받겠다고 매일 퇴근하면 반포를 찍고 간다. 퇴근 라이딩 거리만 46km.

 

겨우겨우 끝내서 이제 지겨운 반포는 그만 가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2차로 캠핑의자를 주는 이벤트를 또 시작했다. 상품의 노예인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반포에 꾸역꾸역 가고 있다. 

 

맨날 가는 길이지만 여름부터 계속 달리다보니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요즘에는 억새가 제철이더라. 이상하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때는 멈추기가 쉽지 않다. 멈췄다 다시 출발해봐야 시간 얼마 걸리지도 않는데 늘 아 억새 좋네~ 라고 생각만 하고 그냥 지나가네. 

 

어제는 간만에 멈춰서 사진 한장 남기고 왔다.

2019의 가을. 이렇게 잘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