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2010. 4. 19. 01:35daily

2010, 과천경마공원

1. 4.3 토요일. 첫번째 하이킹을 했다. 

작년 가을 양수리에서 춘천까지 하이킹을 다녀온 후 계속 내방 베란다에 봉인되어 있던 자전거에 먼지를 털어내고 정말 간만에 자전거를 탔다. 분명 낮에는 날이 따뜻해서 날씨를 우습게보고 그렇게 두껍게 입지 않고 나갔는데 정말 자전거 타는 내내 추위에 덜덜 떨었다.

나는 그나마 장갑이라도 있어 다행이었지만, 같이 2010년 자전거를 개시한 여친님께서는 장갑도 없어서 옷 소매를 길게 늘려서 손을 가지고 추위와 싸워야 했다. 어쩐지 토요일 저녁인데 한강 자전거도로에 자전거가 정말 없더라니.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 살벌한 날씨를 알고 있었나보다.

살벌한 추위를 뚫고 대림마늘치킨집에 가서 따스한 실내공기에 따끈따끈 마늘치킨,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란찜에 몸을 녹이니 온 세상이 내것같았다. 물론 다시 그 추위를 뚫고 집에 오는 험난한 과정이 있긴 했지만.

자전거 거치대를 사서 5800을 달고 다녔다. 자전거 타면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때의 위험성을 여러번 들어서 이어폰 안 끼고 다닌지 꽤 오래되었는데 오팔이에 달린 스피커의 성능이 자전거 탈때 딱 적당하기에 이번에 거치대를 사용해서 음악을 들으며 다녔다. 최근에 산 자전거 악세사리중에 만족도로 쵝오!

이에 더불어서 노키아에 내장된 GPS 기능을 이용해서 무료제공되는 스포츠트래커 어플을 이용해서 이동 거리등의 궤적을 기록해봤다. 지금까지는 속도계에 기록된 내용을 따로 엑셀파일을 만들어서 기록했는데 이 어플이 있어서 앞으로는 좀 더 편리해질것같다.

어느 위치에서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도 기록되고, 라이딩중에 핸드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사진까지 알아서 업로드해준다. 다만 웹페이지에는 저작권문제로 음악에 관련된 정보는 업로드되지 않는다. 

노키아 오팔이의 변강쇠 배터리 성능과 괜찮은 어플리케이션으로 앞으로 정말 자주 사용하게될 기능인듯. 
 (http://sportstracker.nokia.com/nts/workoutdetail/index.do?id=2272734)


2. 4.4. 일요일. 첫번째 야구장을 가다.

작년 마지막 야구장은 잠실 플레이오프 두산과 SK경기였다. 올해의 첫 경기는 문학에서 두산과 SK의 경기다. 전날 추위에 시달려 이번에는 그나마 담요를 준비해갔지만, 역시 야구장은 춥다. 넓고 바람부는 야구장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추위가 슬슬 몰려온다. 그래도 4월인데 겨울옷을 입어야겠어~ 라는 마음에 두꺼운 봄옷을 입고 갔다가 패딩 입고 온 사람들을 한참 부러워했다.

이제는 나의 페이버릿이 되어버린 도미노 베이컨체다치즈피자와 뜨끈뜨끈한 컵라면 국물이 나의 마음을 달래주었지.ㅎㅎ 올해에도 야구장에서 즐거운 시간. 기대되는구나.


3. 이번에는 첫번째가 아닌 두번째로

여친님과 2주년을 맞이했다. 빕스보다 더 담백한 샐러드바때문에 참 좋아하는 세븐스프링스. 그중에서 여의도 빌딩숲의 19층에 위치해서 전망이 죽여주고, 사람도 별로 많지 앉은 여의도점에서 2주년 기념만찬을 했다. 이번에는 오랫만에 스테이크도 썰어봤다. 2주년 기념 선물과 거하게 먹은 2주년 만찬으로 그동안 커플통장에 모아놓았던 돈들이 거덜나긴 했지만 인생 뭐 있어 거하게 지르는거야~ ㅎㅎ


4. 첫번째로 간 콘서트

이소라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삐까뻔쩍한 이대 건물에 들어가 본것도 처음이었다.)

원래 즐겁게 방방 뛰며 놀다 오는 콘서트가 아니면 별로 가는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함 가봤다. 결과는 기대이상. 음반으로 듣는 것보다 바로 앞에서 라이브로 들려주는 노래의 몰입과 집중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작은 숨소리까지 세세하게 전달되는 소리로 꽉찬 그 공간의 느낌이 참 좋았다. 이번이 이소라의 세번째 봄이라고 하니 네번째 봄을 또 기다려본다.


5. 첫번째 아들

누나의 첫번째 아들이 태어났다. (첫번째를 강조하기 위한 억지인가.ㅋㅋ)

첫째가 딸이고, 둘째가 아들이면 이게 홈런친거라고 하던데 누나는 대성공인가. 아무튼 내 두번째 조카가 태어났다. 병원에서 본 아이는 참 작았다. 첫 조카는 좀 튼실하게 태어났는데 이번 둘째는 정말 작다. 첨에는 품에 안는 것도 어색할 정도로.

덕분에 우리집에는 누나 산후조리하는 동안에는 조카가 와있다. 집에 가면 조카랑 놀다 나도 같이 잠들곤한다. 나도 덩달아 아기가 되는 기분.


6. 첫번째 안정

2010년 1학기가 시작되고, 작년에는 수업하지 않았던 새로운 커리큘럼, 그리고 많이 달라진 학사업무등등 학기초에 업무가 이래저래 많았다. 3월 한달동안은 이런저런 업무들로 인해 정신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모든 업무들이 다 처리되고 나니 이제 본연의 나로 돌아가서 한가해졌다.

지난 일주일간은 완전한 안정세로 접어들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 5일 모두 집에 와서 차를 주차하고 내 방에 들어온 시간이 4시반에서 5시반사이였다. 다른 학교라면 이게 정상이겠지만 요즘까지도 업무가 폭주중인 우리학교에서는 내가 참 희귀한 케이스다.

이렇게 안정이 찾아오니 덩달아 허무가 찾아왔다. 집에 와 저녁을 먹고 6시에서 7시가 되면 너무너무 졸립다. 집에 오면 딱히 할일도 없으니 티비를 보다 저녁잠을 자고 그러다 깼다 다시 잠들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일주일을 보내다보니 허무하더라. 그냥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고만 있는 느낌이 들어서.

안정 뒤에는 다시 변화가 와야겠지.


7.
또 얼마나 많은 첫번째가 있을까. 뭐가 오건간에 한가지만 잊지 않으면 될것같아.

아 웃겨~ 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고, 그리고 뭐든 열심히 미친듯이 하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