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2016. 6. 11. 16:21daily

2016, 목동, 농구공을 들고 달리기 하는 아드님 협조.



내 생각에 이 블로그에서 최근 5년동안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오랫만에" 가 아닐까 싶다. ㅎㅎ


가장 최근 글은 딱 1년전 이맘때.

매년 글 열심히 써야지~ 라는 다짐하는 글을 1년에 한번씩 남기고 실천에 옮기지는 않다가

언젠가부터는 그 다짐마저 귀찮아서 안하는

자연스러운 폐업 단계에 접어들었다가


요즘 갑자기 마음에 공허함에 찾아오며 

내 인생에 지나간 시간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하염없이 생각하다

그래도 어떤 의미라도 부여하려면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이렇게 끄적여본다.




오늘은 토요일. 당직근무가 토요일에 걸려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학교를 지키고 있다

고요한 학교에서 1시간에 한번씩 순찰만 돌면 되는 일이라 업무의 난이도는 최하.


몸도 찌뿌둥하고 마침 학교 체육관 열쇠도 있어서 체육관에 가서 오랫만에 농구를 했다.

자출은 빼먹지 않고 하고 있어서 운동량은 부족하지 않다고 볼수 있지만

자전거 이외에 어떤 운동도 하지 않아서 하체를 제외한 다른 몸의 상태는 매우 불량하다. 


자전거 탈때는 별로 아프지 않던 허리가 농구를 하니 아프다.

문득 예전에 학교 아이들과 1시간짜리 농구 시합을 하고 여친 (지금의 마눌님)을 만나러 가서 허리가 아파 못 일어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노.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살살 40분정도 하니 땀이 주르륵주르륵.

자출할때는 한여름이라도 땀이 별로 나지 않아서 땀이 잘 안 나는 체질이라고 남들에게 얘기하곤 했는데

알고보면 나는 땀이 별로 안 나는 체질이 아니라 땀이 잘 마르는 체질인가보다. 


대충 씻고 교실에 선풍기 앞에 앉아 바람을 쐬고 있으려니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밤 10시까지 야자를 하고 나서 집에 가는 11시 40분 막차 전까지 학교에서 농구를 하다 갔었다.

11시쯤까지 농구를 하고 텅빈 교실에 들어와 같이 농구한 친구들과 선풍기 각자 한대씩 차지하고 바람쐬던 기억

땀이 말라가는 시원한 느낌. 그리고 고요한 텅빈 교실.  지금 이 순간도 딱 그 느낌이었다.



마음이 뭔가 얘기하려고 할때 귀찮다고 자꾸 무시하고 넘어갔던게 

요즘 내 허무함의 근본 원인이었던것같다.

마음이 하는 얘기를 잘 들어 줘야 겠다.